[칼럼]드론의 기습과 '대드론 회복탄력성': 눈먼 미사일 방어망을 지키는 소극적 방어의 재발견

연구소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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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록브리지네트워크코리아 외교안보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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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원짜리 요격 미사일도 레이더가 파괴되면 고철로 전락한다. 일상 속에 잠복한 드론 기습을 막아내는 진정한 방패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이다." (이미지 출처: AI 작성)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현대전의 양상은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첨단화된 미사일 방어체계가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미사일 방어망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에 대한 드론의 기습 타격이다.


역사적으로 전자기파를 이용해 적 항공기의 접근을 감지하던 레이더는 오늘날 패트리어트,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천궁 등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의 필수불가결한 핵심 자산이다. 아무리 뛰어난 요격 미사일을 갖추고 있어도 레이더가 파괴되거나 교란 당하면 전체 미사일 방어체계는 일순간 무용지물(無用之物)로 전락한다.


문제는 방어측 레이더 기지를 향한 저가·정밀 자폭 드론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의 레이돔(Radome) 커버는 비바람 등 기상 환경으로부터 안테나를 보호하는 수준일 뿐, 드론에 탑재된 폭발물의 타격을 견딜 수 없다. 설령 1차 타격을 막아낸다 하더라도 뒤이어 날아오는 연속적인 드론 떼(Swarm) 공격 앞에서는 레이더 본체를 지켜내기 불가능에 가깝다.



💡 [안보 지식 Box] 적극적 방어(Active) vs 소극적 방어(Passive) & 회복탄력성(Resilience)
  

  • 적극적 방어 (Active Defense): 탐지 자산을 통해 날아오는 적의 무기(미사일·드론)를 대공포, 요격 미사일, 고출력 전자기파(HPM: High Powered Microwave), 요격 드론 등으로 공중에서 직접 격추·무력화하는 개념. (충분한 거리와 조기 탐지 시간이 전제되어야 함)
  • 소극적 방어 (Passive Defense): 피격(요격 실패)을 전제로 위장, 교란, 방호 시설 강화(격납고·탄약고 보강), 분산 배치 등을 통해 타격 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개념.
  • 회복탄력성 (Resilience): 기습 공격이나 불의의 타격으로 피해를 입었더라도,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지 않고 충격을 흡수하여 신속하게 본래의 작전 수행 능력으로 원상 복구하는 역량.



'원거리 침투'에서 '일상 속 잠복 기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드론 위협의 본질은 거리의 제약을 극복했다는 점에 있다. 우크라이나가 민간 컨테이너 차량에 드론을 실어 러시아 본토 깊숙한 전략폭격기 기지 근처까지 이동한 뒤 드론을 출격시킨 사례는 전통적인 경계 및 국경 개념을 완벽히 무너뜨렸다.


적의 드론이 반드시 국경의 하늘을 거쳐 날아올 것이라는 가정은 위험하다. 이미 육상이나 해상 물류망, 컨테이너에 실려 우리의 일상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기지 근처에서 즉각 발진하는 방식이 언제든 가능하다. 원거리 접근을 전제로 공중에서 요격하는 기존 대드론체계가 내 울타리 안에서 떠오르는 기습 드론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후화된 방호 체계와 비대칭 정밀 타격의 경고


이러한 기습 양상은 우리의 기존 기지 방호 교리에도 거대한 파문을 던진다.


공군기지의 허점: 한국전쟁 이후 장사정포 사거리 밖에 건설된 공군 비행장들은 공중 투하 폭탄 방어 위주로 설계되었다.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춰 격납고를 강화했으나, 드론이 전투기 배기구나 격납고의 미세한 빈틈, 탄약고 환풍구로 정밀 침투하는 위협까지는 상정하지 못했다.


육군 전방 기지의 허점: 포물선을 그리는 장사정포 방어를 위해 산 후사면에 구축된 탄약고와 유류고는 포병에게는 안전하지만, 산 뒤편으로 우회하여 입구를 콕 집어 타격하는 자폭 드론에게는 가장 가성비 높은 표적이다.


기갑 전력의 수난과 북한 파병의 함의: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부대와의 모의전투에서 최정예 미군 전차부대가 수십 분 만에 전멸한 사례는 기동성과 방호력이 뛰어난 전차조차 고정된 탄약고와 지휘소만큼이나 드론에 취약함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수만 명 규모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첨단 드론 운용술을 익히고 복귀한다면, 이는 한반도 안보에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될 것이다.



구분

적극적 방어 (Active Defense)

소극적 방어 (Passive Defense) 

& 회복탄력성(Resilience)

핵심 개념

공중 직접 격추 및 능동 무력화

피격 시 피해 최소화 및 신속 원상 복구

주요 방안

대공포, 요격미사일, HPM, 요격드론

환풍구·배기구 방호, 위장, 모듈형 예비자산

전술적 한계

근거리 기습 및 군집 드론 100% 방어 불가

적극적 방어와 연계해야만 효과적 대응

안보 지향점

1차적 원거리 적 위협 제거

피격 후 작전 지속성을 담보하는 '회복탄력성'



대드론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소극적 방어의 구축


요격드론을 늘리거나 대공 방어망을 강화하는 '적극적 방어'(Active Defense)만으로는 근거리 기습 타격을 100% 차단할 수 없다. 미사일 방어와 마찬가지로, 드론 방어에서도 적극적 방어가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소극적 방어'(Passive Defense)가 동시 구축되어야 한다.


핵심 전략기지의 환풍구·배기구 방호 보강, 위장 및 교란 설비 확충, 주요 시설의 분산 배치가 시급하다. 나아가 기습 타격으로 레이더나 기지 일부가 파괴되더라도 대체 자산을 즉각 투입하고 모듈형으로 신속 복구하는 '대드론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확보해야만 작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대드론 회복탄력성인가?


날아오는 적 무기를 직접 격추하는 적극적 방어와 방호 시설 보강, 위장, 분산 배치로 피해를 줄이는 소극적 방어의 유기적 결합은 방어 전술의 당연한 기본 교리다. 그러나 공격 주수단이 고가의 미사일에서 저가·대량의 드론으로 전면 변화(shift)하는 현대전의 거대한 격변 속에서, 기존의 두 방어 개념만으로는 근본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과거 미사일 중심의 전장에서는 요격 확률을 높이고 타격 지점을 견고히 방호하는 정적 대응이 유효했다. 하지만 드론은 국경 밖 원거리 침투뿐 아니라, 민간 물류망이나 컨테이너에 실려 우리의 일상 깊숙이 침투한 뒤 방어망 울타리 안에서 기습 발진하는 가공할 유연성을 가진다. 아무리 촘촘한 적극적 요격망과 강인한 소극적 방호벽을 구축하더라도, 일상 속 근거리 기습과 무제한 벌떼(Swarm) 공격 앞에서는 레이더와 핵심 시설의 일부 피격을 100% 차단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공격 수단이 미사일에서 드론으로 바뀌는 순간, 방어의 승패는 피격을 완벽히 막았느냐가 아니라, 피격 직후 얼마나 신속히 충격을 흡수하고 방어·타격 기능을 복구해 작전을 지속하는가로 바뀐다. 피격 시 예비 감시 자산을 즉시 대체 투입하고, 모듈화된 레이더 및 미사일방어망을 즉각 복원해 2차 공격을 차단하는 자율 회복 역량, 즉 대드론 회복탄력성이야말로 드론 기습의 시대에 눈먼 미사일 방어망을 살려낼 유일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