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2026년 9월 3-4주 제8호] 록브리지 외교·국방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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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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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김기범 (외교안보연구실 책임연구원)



안녕하십니까, 국제 사회의 주요 안보 현안을 정리한 「록브리지 외교·국방 위클리」 입니다. 


9월 중하순은 유엔총회(UNGA 81)와 미·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다자·양자 외교 무대를 중심으로 강대국 간 현상 관리와 주요 거점의 안보 불안이 동시에 분출한 시기였습니다. 중동에서는 후티 반군의 사우디 석유 시설 타격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하며 세계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었습니다. 미·중 백악관 정상회담과 샹산포럼에서는 관세·기술 통제 및 대만 문제를 둘러싼 평행선 속에서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관리 기류가 교차했습니다. 유럽 북극 정상회의 및 EU-캐나다 연대 모색, 미·덴마크의 그린란드 안보 합의 등은 강대국 간 전략적 요충지 선점과 헤징(hedging) 경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IAEA 정기총회의 압도적인 '북핵 불인정' 결의와 한·미·일 외교장관의 비핵화 원칙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다자 무대를 활용해 '불가역적 핵보유'를 강변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지정학적 정세는 한국에 한미동맹 기반의 강력한 확장억제 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동발 에너지·원자재 수급 차질에 선제 대응하고 다변화된 실리 안보 외교를 전개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제기합니다. 


이번 주 위클리가 국제 안보 지형과 지정학적 움직임의 연쇄 파장을 종합적으로 통찰하는 데 유익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 IAEA 103개국 ‘북핵 불인정’ 결의, 北은 ‘불가역적 핵보유’ 맞불


오스트리아 빈에서 9월 14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제70차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는 동티모르를 신규 가입국으로 승인하며 160여 개국에서 온 대표단을 포함해 3,600여 명의 참가 속에 개최되었다. 라파엘 그로시(Rafael Grossi) IAEA 사무총장은 총회 제출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재가동된 영변 핵단지의 우라늄 농축 시설 확충과 강선 단지 내 부속건물 운영 동향을 공개하고, 북한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추가 확장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총회는 9월 17일 본회의에서 북한의 NPT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절대 용인할 수 없음을 명시한 ‘IAEA와 북한 간 NPT 안전조치협정의 이행’에 관한 결의를 찬성 103표, 반대 6표, 기권 14표의 압도적 지지로 의결했다. 해당 결의는 북한의 영변 5MW 원자로 및 경수로의 지속적인 가동, 평산 우라늄 광산과 정련시설의 생산 활동 증가, 풍계리 핵실험장의 유지 상태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회원국들은 결의문을 통해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폐기하고, 모든 관련 핵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


이 같은 총회의 결정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를 내고 IAEA 결의를 상투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며, 자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으로 굳어진 절대적 현실이라고 강변했다. 또한 1994년 IAEA를 탈퇴한 사실을 들어 기구의 관할권을 부정하는 한편,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추진 논의 등에는 엄격한 잣대를 대지 않는 IAEA의 편향성과 이중성을 비판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과 국방성 대변인도 연달아 담화를 내놓으며 자신들의 핵지위는 타국의 승인을 요하지 않으며, 한미 양국의 안보 공조 강화 움직임이 자국의 핵무력정책법령에 명시된 비상 행동 요건을 자극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번 정기총회는 103개국의 찬성표를 통해 '북핵 불인정'이라는 글로벌 안보 원칙을 재확인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국제 비확산 체제 내의 구조적 균열 또한 명확히 표출되었다. 외교 안보 전문가들과 당국은 북한의 이례적인 연쇄 담화 발표를 향후 대미 협상을 염두에 두고 비핵화 불가론을 각인시키는 한편,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압박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 행보로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회는 한반도 평화 수호를 위해 한미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독자적인 대응 역량을 조속히 갖춰야 할 필요성을 방증한다. 또한, 결의문이 외교적 해법과 대화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한 바 , 한반도 정세의 지정학적 위험(risk)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소통 채널 재구축과 다자적 외교 공조 체제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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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12개국 ‘북극 정상회의’ 개최, 북극해 적극 관여 결의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 감소로 신규 항로 개척 및 자원 매장지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함에 따라, 북극해 일대가 주요 패권국들의 전략적·경제적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북극권 내 과거 군사 거점을 복구하고 신형 무기 시험을 전개하며 전력을 대폭 증강하는 가운데, 중국 또한 자원 확보와 항로 확보를 목적으로 진출을 확대하면서 지역 내 안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그간 비교적 소홀했던 북극 안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유럽 차원의 주도적이고 전략적인 관여가 시급하다는 정세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14일(월) 핀란드 로바니에미(Rovaniemi)에 모인 독일, 프랑스 등 유럽 12개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은 '유럽 북극 정상회의'(European Arctic Summit)를 갖고,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공식 채택했다. 각국 대표단은 물류망, 통신망, 군사 이동성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해저 통신선 보호 및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핀란드가 발의한 EU 차원의 쇄빙선 전력 공동 확보 방안이 논의되었으며, EU 집행위원회가 안보 공조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북극 전략'을 수립하는 중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북극권의 안보가 일부 연안국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유럽 전체의 안보 지형과 직결되어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기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중심의 방어 체계를 보완하여, EU가 차기 예산 배분 및 정책 수단을 통해 북극을 '전략적 최전선'으로 설정하고 독자적인 대응 태세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이는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경쟁 강화 추세 속에서 유럽이 국제 규범 기반 질서를 강화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안보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북극권 수송로 개척 및 자원 공급망 확충은 해상 물류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한국 정부에도 중대한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극지 해상 교통로 확보와 하이브리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적 차원의 준비가 요구되는 만큼, 우리 정부 역시 북극 다자 협력 구상에 능동적으로 관여하고 EU 및 우방국들과의 핵심 기반시설 보호 및 해양안보 공조 체계를 한층 정교히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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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은 레드라인’ 대미 수위 조절한 中, 다자무대 활용 나선 北


지난 9월 15일부터 3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안정에 대한 공감대를 모아 안보 거버넌스를 함께 촉진하자'라는 구호 아래 제13회 샹산포럼이 개최되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약 2,000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대미(對美) 직접 비난이나 대만·남중국해 사안에 대한 자극적 언사를 줄이고 '대화와 상생'을 앞세우며 언행의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나 추이톈카이 전 주미대사는 대만 문제가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 중의 레드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둥쥔 부장은 연설을 통해 역사수정주의와 군국주의 부활을 언급하며 일본의 행보에 깊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편, 북한은 2019년 이후 7년 만에 김강일 국방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포럼에 파견했다. 김 부상은 제3차 전체회의 연설에서 헌법에 명시된 자국의 핵보유국 지위가 “절대 불가역의 한계선”이라며 비핵화 요구를 일축했고, 한·미·일의 안보협력을 '핵동맹'이라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나아가 둥쥔 국방부장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양국 군사 당국 간의 전략적 소통과 실질적 협력 관계를 긴밀히 유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포럼 주요 세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고위 인사가 중동 정세의 혼란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책임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펼쳤다. 또다른 주제 분과 회의에는 교전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자가 동시 참석해 엄중한 정세 속에서도 각자의 입장을 교환하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강대국들이 세력 과시가 아닌 '모범의 힘'으로 국제 사회를 견인하고 다자간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샹산포럼이 우리의 외교·안보 당국에 던지는 정책적 함의는 명확하다. 우선 북·중·러 연합과 다자 외교 무대를 활용해 '불가역적 핵보유국' 입지를 다지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정밀한 계산에 맞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확장억제 실효성을 한층 제고하고 다층적 국방 협력 채널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 또한 미·중 간의 유연한 대화 기류 속에서도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에 따른 변동성에 면밀히 대비하고, 한반도 평화 수호를 주도할 정예 군사력과 독자적 억제 역량을 신속히 확보하는 실리적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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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의 경제·안보 자율성 강화와 캐나다 ‘준회원국’ 제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6일(수) 유럽의회 연례 정책연설(SOTEU)을 통해 달라진 안보·경제 환경, 중국과의 심각한 무역 불균형,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에 맞선 유럽의 경제·안보 주권과 자율성 확립을 강하게 피력했다. 특히 매일 10억 유로 규모로 누적되는 대중(對中) 무역 적자와 80~90% 수준에 달하는 희토류 및 필수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짚으며, '유럽 핵심원자재공사'(European Corporation on Critical Raw Materials)의 창설과 함께 교역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다각적 대응책 마련을 선언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략적 자율성을 제고하고 국제질서의 변동성에 대처하고자 핵심 우방인 캐나다를 상대로 방산·첨단기술·원자재 분야를 아우르는 '미래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the Future)으로의 발전과 최초의 '준회원국'(Associate Member) 지위를 전격 제안하고 나섰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의 사보타주와 사이버 공작 등 비정규 하이브리드 공세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체계를 보완할 '유럽 안보이사회’(European Security Council) 설립 구상을 공개했다. 해당 기구는 전면전 미만의 안보 위기 발생 시 회원국 간 즉각적인 비상 대응 절차를 가동하고 역외 우방국까지 포함하는 안보 협의체로서, NATO와 실용적인 역할 분담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이튿날 EU 의회 방문 연설에서 양측이 "함께할 때 더 강하다"고 언급하며 34개 이상의 핵심 광물 자원과 첨단기술 역량을 결합해 집단적 회복력을 끌어올리자고 화답했다. 카니 총리는 이러한 협력이 제3의 블록 형성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무기화된 관세 압박에 대응해 민주주의 가치와 국제 법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원칙적 연대라고 주장했다.


이후 캐나다 정부는 폰더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입장에 환영 뜻을 내비치면서도 외형적 명칭보다는 실질적인 경제 안보 협조가 우선이라며 신중하고 실용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반면 EU 내부에서는 사전 상의 없는 전격 발표에 불만을 드러내며 조약상 근거가 부재한 준회원국 지위 신설이 법적 혼선과 형평성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캐나다와 EU의 밀착이 미국에 대한 적대적 행위로 간주될 경우 고율 관세나 교역 중단 조치로 맞서겠다고 즉각 경고하고 나섰다. 향후 양측은 몬트리올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력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나, EU 내부의 이견 조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대중국 위험 경감(De-risking) 정책 및 독자적 안보·방산 역량 강화 움직임은 한국에게도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분야의 공급망 다변화 공조를 확고히 하고 방위 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촉진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통상 마찰 격화 및 세계 경제의 블록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확고한 축으로 유지하면서 한-EU 간 다자 안보 및 경제 협력 채널을 정교히 가동하는 실리 중심의 균형 외교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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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북한 비핵화’ 재확인-경제안보 공조 강화


제81차 국제연합(UN) 총회 주간을 맞아 뉴욕에 모인 조현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 그리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7월 NATO 정상회의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논의에 이어 최근 석 달 사이 세 번째로 성사된 외교 수장 간 연쇄 접촉이다.


3국 장관은 UN 안전보장이사회(UNSC) 결의에 의거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와 확고한 억제 태세를 재확인하는 한편, 외교적 해법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북한의 외교 무대 복귀를 촉구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와 해상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고, 자의적인 수출 제한과 유해한 과잉생산 등 이른바 '경제적 강압'을 포함한 비(非)시장적 조치에 강력히 맞서기로 뜻을 모았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약정(MOC)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 수립을 환영하며, 과장급 경제안보 협의체 신설 및 공급망 조기경보체계 강화를 긴밀히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미·중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시점에 개최되어 한·미·일 3국이 경제 안보와 지역 정세에 관한 단합된 대응 의지를 표출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대화 재개 시도 등 변화하는 정세 속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변함없이 견지하고, 실무 차원의 경제·안보 협력 체계를 한층 정교히 다졌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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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덴마크·그린란드 안보 합의 타결


미국, 덴마크 및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9월 22일 뉴욕 국제연합(UN) 본부에서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을 강화하는 3자 안보 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미국은 그린란드 남부 나르사르수아크(Narsarsuaq)의 옛 군사기지 재가동과 동부 메스테르스비그(Mestersvig) 거점 구축을 포함해 총 2곳의 대규모 미군기지를 건설하고 주둔 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접근·기지 사용·영공 통과(ABO: Access, Basing, and Overflight) 권한을 비롯한 안보 및 주요 필요사항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확보하여 향후 그린란드가 독립하더라도 미군 주둔 권한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등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on-NATO) 국가의 현지 군사 시설 구축을 엄격히 금지함과 동시에, 핵심 자원 채굴 및 중요 기반시설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협정 체결 직후 옌스-프레데리크 닐센(Jens-Frederik Nielsen) 그린란드 총리는 이번 합의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win-win-win) 협정"이라고 평가하며 그동안의 안보 불안감을 덜어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III) 덴마크 총리 역시 덴마크 왕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리고 그린란드 주민의 자결권이 철저히 지켜졌음을 강조하며 NATO와 유럽 안보에도 유익한 결과라고 안도감을 표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그린란드에 대한 중·러의 세력 확대를 봉쇄하고 본토 방어를 위한 북극권 전략 거점을 완벽히 확보하여 국가안보에 관한 우려사항을 완전하고 영구적으로 다룬 성과라고 자평했다.


안보적 측면에서는 1951년 맺어진 미-덴마크 간 그린란드 방위협정과 2004년 보완 합의를 현대화하여 북극해 요충지 내 경쟁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할 전략적 교두보 마련과 ‘골든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MD) 구상 추진을 위한 관련 역량을 강화할 계기를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그간 미-유럽 동맹 간에 제기되어 온 주권 침해 논란과 갈등을 동맹 체제 내부에서 유연하고 실용적으로 해소해 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 지역 주둔 미군의 대비태세에 대한 미 국방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NATO-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파트너로서 한국도 당 협정을 바탕으로 한 향후 발전사항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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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정상회담, 무역 휴전 연장 속 대만·기술 평행선, ‘北 비핵화’는 제외


24일(목)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려, 양국은 상호 존중과 공정성, 상호주의 기조에 입각해 전략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건설적 관계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정상이 우발적 충돌을 차단하고 현상을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미·중은 향후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고위급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300억 달러 규모의 비민감 품목에 대한 상호 관세 인하에 합의하고 기존 '부산 합의'에 기반한 무역 휴전을 2개월 연장했으나, 미 대두 교역과 대중(對中) 반도체 통제, 희토류 등 핵심 현안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 우발적 위험 관리 목적의 소통 채널과 '미중 초지능 대화'(U.S.-China Super Intelligence Dialogue) 신설에는 합의했으나, 기술 패권을 둘러싼 근본적 주도권 다툼은 계속되는 양상이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반대 및 무기 판매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원칙과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악관이 발표한 회담 설명자료에서 이전 정상회담 때 명시되었던 '북한 비핵화' 표현이 빠지고 주요 세계 현안의 일부로만 다루어져, 향후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대화 재개 타진용이라는 해석도 제기되었다. 이와 달리 중국 측 발표문에서는 북한 및 러시아 관련 언급이 전면 배제되어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차와 전략적 계산도 드러났다.


이번 회담으로 미·중 양국이 대북 비핵화 압박보다 현상 유지와 정세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음이 드러난 만큼, 외교·국방 당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고착화 시도에 맞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하고 자체적 안보 역량을 확보하는 실리적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여야 한다. 동시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확고히 유지하며 관련국들과 다층적 외교 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통상 분야에서는 무역 휴전 연장으로 단기 위험은 일부 완화되었으나 첨단기술 공급망 통제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핵심 산업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해 상대적 기술 우위를 다지고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균형 외교를 전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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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1차 UN총회가 드러낸 다자주의의 한계와 대립


지난 9월 22일부터 미국 뉴욕 국제연합(UN) 본부에서 제81차 UN 총회(UNGA)가 개막하여 고위급 주간 및 일반토론을 위해 전 세계 정상과 대표단이 한자리에 모였다. 각국 대표단은 유럽·중동 지역의 전쟁,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기후위기 등 다층적 안보 현안이 국제사회의 대응을 요구하는 가운데 다자협력 및 규칙 기반 질서의 실효성을 논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기조연설과 연쇄 회담을 이어갔다.


중동 위기와 관련하여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 대통령은 이란 당국을 향해 '합의 혹은 전멸'의 양자택일을 압박했다. 이란 측이 제시한 '7일 평화안'은 거부되었으나, 뉴욕 현지에서 3시간 가량 진행된 미·이란 고위급 회담을 통해 외교적 물꼬를 트기 위한 접촉도 동시에 펼쳐졌다. 한편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은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해상교통로에서 벌어지는 통항 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공동성명을 공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대통령이 대러 제재 동참과 방공 자원 지원을 호소하는 동시에 동유럽 정세의 엄중함도 경고했다. 같은 날 성사된 미·러 외교 수장 간 회동에서는 곡물 및 에너지와 관련한 일부 제한적 휴전 구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첨단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기술적 위험을 냉전 시대 핵무기 위험에 비유하며 AI 선도국 간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하였고, UN이 세계 AI 거버넌스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대중(對中) 기술 통제와 주도권 확보를 우선시하며 다자기구 차원의 일률적 통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다. 또 다른 주요 의제인 UN 안전보장이사회(UNSC) 개혁에 관해서는 상임이사국(P5)의 거부권 독점 구조를 "유엔의 기능적 한계"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며 이사국 확대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그러나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현 P5 체제의 구체적 개선 및 개혁은 난항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우리 정부는 남·북·미·중 4자 공조 및 단계적 접근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북한 측은 기조연설을 통해 비핵화 요구를 일축하며 자국의 '불가역적 핵전력 지위'를 재차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UNGA는 현행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UN 다자주의의 구조적 한계와 함께 첨단기술 및 지정학적 패권을 둘러싼 강대국 간의 대립 구도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한편, 지역 분쟁에 따른 세계 에너지 공급망 위기, 기후위기 등에 관한 다자 협력 강화의 필요성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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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티의 대사우디 공세 확대, 사우디는 메카 방위협정 가동 추진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세력이 예멘 서부 모카항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요충지를 장악한 데 이어, 사우디의 F-15 전투기 격추 및 수도 리야드 공항 인근의 연료 비축 시설, 얀부 지역 아람코 석유 시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공세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예멘 정부군이 총동원령을 발령하며 대응에 나섰으나 후티 측의 거센 진격 속에 남부 고원지대 교전이 급격히 격화되었고, 13만 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발생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수도 리야드 일대에 최초로 공습경보를 발령함과 동시에 예멘 내 후티 반군 진지에 보복 타격을 단행했으며, 드론 공습으로 동서 송유관 운용이 중단되자 원유 수출 경로를 오만만 해상환적 방식으로 급히 우회시켰다. 이 과정에서 오만만 해역 내 유조선 병목 현상이 현저히 가중되어 중국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용선료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 불안감이 확산되며 국제 브렌트유 시세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돌파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의 긴급 군사 지원 요청에도 불구하고, 미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담 및 추가 전선 형성의 딜레마로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사우디 측의 지원 요청을 받은 중국은 해상 에너지 수송로 안정을 위해 이란 당국에 후티 반군 제지를 막후 압박했으나, 이란은 미·이스라엘의 전쟁 종결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튀르키예, 파키스탄과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바탕으로 참모총장급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자간 집단방위 대응에 본격 착수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수장들은 UN 총회 계기 성명을 통해 후티 반군 측의 사우디아라비아 침탈 및 민간 선박 위협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이란의 군수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 영국, 프랑스 등 8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역시 핵심 해상교통로 내 자유로운 항행 보장과 후티 반군의 무력 해상 봉쇄 시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동시 차단 위험성을 자극하며 세계 에너지 공급망 및 안보 지형에 심각한 복합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호르무즈 및 홍해 수송망의 경색에 따른 유가 및 물류비용 급등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원유 도입 안정성을 위협하고 LNG 수급과 자국 내 비축 재고 관리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LNG 부산물인 헬륨 등 필수 원자재 수급 불안이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 위기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원자재 비축 상황을 재점검하고 우방국들과의 다각적인 공급망 회복력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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